저는 한국에서 3개월 때 미국으로 입양 보내어진 파트너와 결혼을 약속한 비입양인 한국인입니다. 저희는 다행히도 동성결혼이 가능한 미국에서 법으로 권리를 보장받는 결혼을 할 수는 있지만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한국에서 생활을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 하는 동안은 제가 영주권을 신청한 후 지내고 있으나, 언젠가 시민권을 고민하는 때도 오겠지요. 시민권을 고려하는 이유는 저희가 아이를 가질 계획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민자를 환영하지 않는 미국 사회에서 제가 법적으로 외국인이라면 어떤 불합리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조차 없습니다. 한국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비록 한국에서의 생활과 한국에서 만난 성소수자친구들, 입양인 활동가 친구들을 정말 사랑하고 가족같이 여기지만 저희가 부부로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를 기르게 된다면 그 아이에게도 너무나 큰 불안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미국 시민권을 따고 미국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 파트너는 아주 어렸을 때 자기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입양기관이 수수료를 받고 넘긴 사람이기 때문에 그동안 잃었던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함께 생활한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음으로 연결된 가족들이 모두 한국에 있기때문에 아이가 다 자라면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에서 생을 마감하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국 시민권자가 된 이후엔 이 계획이 복잡해질 것입니다. 저희를 한국에서 부부로 인정한다면 파트너가 먼저 한국 시민권을 회복한 후에 제가 파트너를 통해 영주권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안 된다면 현재 동포비자를 가지고 있는 파트너와 외국인 신분인 제가 남남인 채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생활 속에서 각종 세금, 의료, 재산관리 등 기본적으로  ‘부부’로써 법으로 보장되는 평범한 권리와 혜택은 모두 받을 수 없겠지요.

저희는 저희와 같은 처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걱정이 없이 살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언제까지나 싸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