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만난 지 곧 6년이 되는 레즈비언 커플입니다. 늦어도 2020년 초에는 동거를 시작할 수 있게 열심히 돈을 벌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사를 하면 함께 쓸 가구들을 구경하기 위해 이케아에 다녀왔어요. 침대는 이게 좋다, 서랍은 이게 좋다, 서로 깔깔거리며 즐겁게 돌아다니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저쪽 어딘가에서 이성애자 커플이 식탁 사이즈를 두고 싸우고 있는 걸 보았어요. ‘누가 봐도’ 그들은 신혼 부부였고, 그 ‘누가 봐도’ 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저는 문득 속상해졌어요. 우리도 사실 신혼 부부나 다름 없는데 말이예요.
과연 그 누가 우리를 신혼 부부라고 생각했을까요? 이케아를 구경하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를 보고 신혼 부부를 떠올린 이가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우리처럼 머리 위에 무지개가 떠다니는,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이케아에 얼마나 많았을까요?
우리가, 팔짱을 끼고 오붓하게 가구를 구경하는 우리의 존재가, 당연해지는 날이 곧 오길 바랍니다. 우리의 존재를 위해서 동성혼은 꼭 필요해요. 정말로!